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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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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843회 작성일 2007-12-19 14:53

본문

남편


                                                  이 월란



그는 환생한 나의 아버지다
헐벗은 민무덤 앞에 돌아온 탕녀같아도
맨발로 뛰쳐나와 안아 주는 그는

엉킨 실타래같은 일탈의 짐을 허겁지겁 부려놓아도
노을 지도록 세탁기 돌려 놓고
밤 들도록 앉아 개키고 있는 그는

바람같은 샛서방 흉내 한번 내지 않고서도
보비리 소리 들어가며 아낀 돈 모아
사랑의 증표라 더 큰 것 해주고 싶었다며
옥수가락지 끼워주는 그는

밤늦도록 자지 않는 내게 몸 상한다
자기 몸 상하는 것 보다 더 안쓰러워
며칠 째 퉁퉁 부어 있는 그는

새벽동자 전에 일어나 비질한 앞뜨락에
숫햇살 가득한 아침을 차려놓으시곤
일어나라 요것들아 볼기짝을 치시던 그 아버지

인연의 영토에서 추방당한
유랑극단의 춤사위같은 연애가
감히 흉내 내지 못하는
당신은 영원한 나의 영주
환생한 나의 아버지
                         
                                          2007.12.18

추천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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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애자님의 댓글

최애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람에겐 이렇게 돌아보며 생각하는
예쁜 열쇠가 있네요.

이제 한해가 가고
다시 새해를 기다리는 시간속에 있습니다.
늘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정유성님의 댓글

정유성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애틋한가가 눈에 선합니다.
행복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나봅니다.^^*

저도 얼른 장가가서 가장 가까운 곳에 행복을 두고 싶군요.
그리고 <아내>라는 시를 쓰며 저도 행복해 하겠죠.^^*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당신은 영원한 나의 영주"
행복에 겨운 고백인가  합니다.
저는  포기한  영주입니다 만
불리워 지는  영주도  못된답니다.
늘,  그렇게  행복  하소서.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환생한 나의 아버지!
잘 모셔야 할 것 같은
깨달음을 받으며 오늘 밤도
잠자리에 듭니다.
항상 밝은 모습 보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그분에게도 고이 묻어 나고 있네요.... 
행복의 삶에 아름다운 시가 부가된다면 이보다 멋진 삶이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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