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옛날에 우린.....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613회 작성일 2007-12-21 14:20

본문

옛날에 우린......


                                                                                  이 월란



옛날에 우린
성냥개비로 막 싸놓은 똥을 찍어 습자지같은 채변 봉투에
담아 나란히 기생충검사를 받았었지
언 손을 호호 불며 조개탄과 물주전자를 나르는 당번을 번갈아 맡았었고
교실 마룻바닥에 줄지어 엎드려 초를 문지르며 무르팍 닳도록 윤도 내었지
분식의 날인 수요일이면 밥 대신 빵을 꼭꼭 씹어 먹었고
김칫국물 배인 교과서 귀퉁이에 코를 박으며 오뎅볶음 반찬을 찾아
양은 도시락을 들고 삐걱거리는 어항 속을 굶주린 열대어처럼 헤엄쳐 다녔지
국민교육헌장과 국기에 대한 맹세를 달달 외우며 애국의 길을 배웠고
욕 잘하시고 잘 때리시던 선생님 앞에선
같이 가슴을 졸였고 같이 부끄러워 얼굴 붉혔었지
아~~ 세월은 무량히 갔어도
초록 나무책상 위에 연필깎기 칼로 금을 그어대며 전쟁을 선포했던 우린
삼십년 세월을 보낸 후 무작스럽게 튀어나오는 똑같은 경상도 사투리에
적진에서 아군의 암호를 확인한 듯 한 순간에 영원한 휴전을 선포했네
나의 얼굴은 잊었어도 너의 얼굴에서 지난 세월을 찾았네
나의 가슴은 잊었어도 너의 가슴에서 웅크리고 앉아 숨쉬는 유년을 보았네
일기장에 찍힌 빨간 확인도장처럼
너와 나의 가슴에 똑같이 찍혀버린 회한의 자국들, 추상의 그림자들
얼굴 마주보면 우린 열 두 살 소년 소녀로 둔갑해버리는 늙어가는 자동인형
나이값도 못하는 백치가 되어도 그냥 행복해, 마냥 즐거워
눈부신 어린 날의 가슴, 너와 나의 만남 속에서 콩닥콩닥 자라고 있네

-- 한국에 갈 때마다 행복의 순간들을 끊임없이 안겨주는 초등모임 친구들에게 --
                                                                                   
                                                                                    07.12.20

추천16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김성재님의 댓글

김성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짧은 만남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늘 건상하시고, 늘 소녀이시길 기원합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 더욱 행복하시길...

이광근님의 댓글

이광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학교 복도에 초칠하던 시절 도시락 김치국물흘러 냄새나는 옛날이여! 힘들어도 우리는 이렇게 절망하지않고 살았습니다
우리에게 미래와 희한이있는 국민이지요 이월란 시인님 성탄절과 원구신년 가정에 행복하세요

정유성님의 댓글

정유성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런 콧물 흘리며 자연과 노는 나를 아이들은 별똥별(유성)이라고 놀리며 까르르 웃어대는 모습이 생생합니다.
지금도 3개월에 한번씩 초등모임이 있는데, 언제나 유쾌하고 즐겁지요.
점심시간 난로위 산처럼 쌓인 도시락이 갑자기 먹고 싶어집니다.^^*
시베리아 벌판 같은 추운곳에서도 건강잃지 마시고 따듯한 온정 많이 나누세요.^^*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ㅎ  생생하게 그려 내시는  글 솜씨가
역시  마음에 듭니다.ㅎㅎ
그 숱한  사연들이
하나  하나  소중하지요.
보석처럼  가슴에서 빛나는....
아름다운 회상입니다.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향을 시골에 두고 있는 사람들
극빈과 낮은 민도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
정치 사회적인 암흑기를 부대끼며 살아온 사람들 - 우리 빈여백에는 많은 분들이 공유하고 있는 경험인것 같습니다.
특히나 시골 초등학교 동창모임후의 이 월란 시인님의 감성이
많은 빈여백 문우들을 회상에 젖게할 것 같네요.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1,416건 11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21016
빗소리 댓글+ 5
전 * 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2 2010-08-29 17
21015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1 2010-11-05 17
21014
행복은 댓글+ 4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9 2010-12-19 17
21013
暖(난) 댓글+ 1
함재열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2495 2005-06-05 16
21012
능소화(花) 댓글+ 4
no_profile 이윤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1 2005-07-02 16
21011 no_profile 이윤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0 2005-07-22 16
21010 no_profile 이윤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0 2005-07-26 16
21009
가을 댓글+ 2
no_profile 이윤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5 2005-09-01 16
21008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7 2005-10-09 16
21007 no_profile 10월29일시상식추진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9 2005-10-23 16
21006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7 2005-11-01 16
21005 이선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9 2005-11-29 16
21004
봄님 댓글+ 7
이선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1 2006-03-08 16
21003
봄의 예찬 댓글+ 9
no_profile 왕상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2 2006-03-22 16
21002 우영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1 2006-04-28 16
21001 고산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0 2006-11-06 16
21000 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4 2007-01-26 16
20999 no_profile 낭송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5 2007-01-30 16
20998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1 2007-02-05 16
20997
사랑초 댓글+ 8
장윤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1 2007-02-05 16
20996 목원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5 2007-02-27 16
열람중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4 2007-12-21 16
20994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8 2008-05-02 16
20993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7 2008-08-22 16
20992 이두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2 2008-11-23 16
20991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8 2008-12-11 16
20990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4 2009-02-06 16
20989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6 2009-05-25 16
20988 박정해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3086 2009-08-16 16
20987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7 2009-08-17 16
20986
고향의 향기 댓글+ 14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3 2009-11-03 16
20985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5 2009-11-16 16
20984 no_profile 북한강문학제추진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8 2010-06-24 16
20983
장맛비 댓글+ 5
素熙 안효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5 2010-07-06 16
20982
장미 댓글+ 5
안효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7 2010-07-29 16
20981
밤 운동 댓글+ 6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0 2010-08-09 16
20980 곽준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9 2010-08-15 16
20979 안효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5 2010-08-16 16
20978
소나기 댓글+ 3
강은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5 2010-08-18 16
20977 변정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2 2010-08-23 16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