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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속의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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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순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2건 조회 1,150회 작성일 2008-02-03 10:44

본문

찬바람이 휘몰아치는 겨울의 끝자락이 오면
묵향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묵향속에 스며들었던 그리운 사람의 내음인지도 모릅니다
다시는 뵐 수 없는 가슴속에 품어 두어야 할 그리운 모습

쓱쓱쓱 먹가는 소리
아버지의 두툼한 손이 벼루위에서 상하로 움직입니다

싹싹싹
가로 10 cm
세로 20cm 의 크기로 한지를 자르시는 어머니의 손길이 곱습니다

모서리가 낡아 빠진 검은 교자상은
어머니가 시집 오셨을 때 해오신 혼수품 중의 하나라는데
오랜 세월을 거쳤음에도 자개가 유난히 아름답습니다.
은은하면서도 휘황스런 빛은 지금의 자개와는 틀리는,
아마도 그 옛날 진짜배기 통영 자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음지에서 일곱번 칠을 하여 만든다는 나전 칠기 같은 고급제품인지도....

세월의 연륜을 말해 주는 듯 하는 그 낡은 교자상은 언제 부턴가
아버지의 앉은 뱅이 책상노릇을 하였습니다
아버지는 교자상 앞에 정좌를 하시고 붓 글씨를 쓰십니다










집안 가득 묵향이 스며듭니다.
어머니는 옷깃을 여미시고
방, 대청, 주방 , 대문 골고루 정성들여 입춘대길을 붙히십니다
해마다 치루어졌던 봄맞이 행사였습니다

"아버지 ! 저거 붙히면 뭔 좋을 일 생겨요?"
" 봄이 오면 좋은 일들이 생길꺼야"

아버지의 대답에 나는 웃었습니다.
미신이라고 여기면서...

세월 흘러 이제 생각하니
봄이 온다하여 뭔 좋은일이 생길까마는 아버지는 봄이 오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그렇게 믿는것이 좋아 그랬나 봅니다

달력을 바라보니 2월 4일이 입춘입니다
지금은 아니 계시는 아버지 생각이 왜 이토록 납니까?
한번만이라도 아버지께서 쓰주신
'立 春 大 吉 ' 을 우리집 곳곳에 붙힐 수 있다면...

겨울의 끝자락, 봄이 오는 길목에서

가슴에 立 春 大 吉 을 붙여 봅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다독이며

아버지 !
하고 차가운 겨울하늘 향하여 불러봅니다

사랑하는 나의 큰딸아 !
입춘대길이다. 하하하

아버지의 웃음 담긴 목소리가 묵향과 함께
차가운 겨울 하늘 위로 은은하게 울러 퍼집니다...
봄은 이렇게 은은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추천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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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광근님의 댓글

이광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순애 시인님 안녕하시죠 한지의 따뜻함과 흩트러지는 묵향
동양적 전통이 요즘은 조금씩 잊어감이 안탁갑습니다 저도
시 서예 한국화를 좋아하나 저의가정에서 어느놈 하나 거들떠
보지 않아요 좋은글 편히 쉬였다 감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입춘이  되면
묵향을  흩날리며
집안 에  내 걸리던  입춘대길,
시인님의  가슴에  이미  내 걸렸습니다.
향기에  취해  봅니다.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큰 딸을
많이 이뻐하시면서도 기대를 많이
하셨을 그 마음을 엿보고 갑니다
입춘대길~~~
제가 불러드릴께요
사랑하는 김순애시인님 !
입춘대길이랍니다. 호호홍ㅇㅇㅇ

법문 박태원님의 댓글

법문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입춘대길 하십시오.
벌써 봄이군요.
바람 속에 묵향 내음이 묻어납니다.

김성재님의 댓글

김성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제 입춘이니 겨울이 다 갔네요.
시인님의 고운 마음에도
봄의 대길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행복한 한 주 시작하세요.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으로 아름다운 묵향 속의 그리움입니다.
시인님의 찬 겨울 뜨락엔 벌써 아버지의 호탕하신 웃음소리와 함께
희망찬 봄이 파릇파릇 솟아나고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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