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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祈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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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지은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437회 작성일 2005-09-25 22:49

본문

기원祈願

지은숙
        

그를 볼 수 있는 곳은
유일하게 2동과 3동 모서리 틈새다
바다를 박차고 우중충한 전기 줄에 딱 걸린
도시 가스 검침원만큼 익숙한
그와 대면을 하게 되었는데
차림새가 참 가관이야
쌍방울 메리야스에 몸뻬 바지

산죽山竹처럼 여윈 몸이 동쪽을 향해
엄숙하게 큰절을 드리는데
첫 번째 두 손 모음은 자식 몫
두 번째 두 손 모음은 손자 것
병들어 자식 짐 되지 않게 빌,
세 번째 손바닥사이로 깊게 파인 늙은 손금

휘어지듯 굽은 등이
절로 배 먼저 나가 걷는 팔자걸음 뒤를
촐레촐레 따라 걸어가고
등불처럼 환한 할머니 머리 위에서
온 사방 흩어진 소원들을 바삐 주워 담는
음력 팔월 열엿새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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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지은숙님의 댓글

지은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녁 잠결에 한통의 전화를 주고받다가
컴 앞에서 답장을 기다리다가 / 하릴없이 시 하나를 올립니다
가을바람이 이제 온기를 그리웁게 만드는 시간이네요...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제 저녁, 헤드스토리 원고  정리 중에 제가 전화 드렸는데..지은숙 시인님 원고 고맙습니다. 시사문단에 큰 옷을 매월 장만 해주신 점에 늘 감사히 생각 하고 있습니다. 원고와 메일 원고 사이에 누락된 귀한 글... 하마트면 잃어 버릴뻔 했습니다.

박기준님의 댓글

박기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연에서 가슴 뭉클함을 느낍니다.
달 빛 그림자, 기도의 손을 바라 봅니다.
감사히 감상하며 물러 갑니다.
건필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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