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리나무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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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승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201회 작성일 2008-05-16 13:35본문
상수리나무의 일생
최승연
산 중턱 외롭게 서 있는 상수리나무가 부르르 몸을 떨고 있다. 숱한 세월 눈비 맞으며, 새소리 바람소리에 따가운 햇볕 구름 속에 감추고 참선하는 부처님 모양 가부좌 틀고 앉아 수 십 년 지켜왔다.
그간(—間) 근심 걱정 왜 없었으리. 외로움도 그리움도 가슴 아픈 사연들 모두 다 가는 세월 속에 꼭꼭 묻어두고 애벌레 제 살 뜯어 먹여 노랑나비 되게 하고 꽃 피워 열매 맺어 새들 먹이고, 그렇게, 그렇게 살아 왔는데, 베풀어 먹여 키워 놓으니 제 놈 잘나 큰 것처럼 큰소리 펑펑 치니 외로움 서러움에 가슴 저며 눈물이 절로난다.
상수리나무 흘러넘친 장맛비 산을 깎아 먹어 속살이 보이고 나뭇잎 떨어지고 가지가 불어져 제 몸 상해도 산속 식구 안부에 좌불안석 몰아치는 태풍에 마냥 숨이 가쁘다.
가야한다.
이젠 가야한다.
십수 년 지켜온 이곳 떠나
살을 베어 먹여 키워온 시간의 무덤 속으로
숨 가쁘게 부르고 있을 아이놈 찾아
상수리나무
온 몸 떨면서
어둠 속으로 하염없이 걸어가고 있다.
최승연
산 중턱 외롭게 서 있는 상수리나무가 부르르 몸을 떨고 있다. 숱한 세월 눈비 맞으며, 새소리 바람소리에 따가운 햇볕 구름 속에 감추고 참선하는 부처님 모양 가부좌 틀고 앉아 수 십 년 지켜왔다.
그간(—間) 근심 걱정 왜 없었으리. 외로움도 그리움도 가슴 아픈 사연들 모두 다 가는 세월 속에 꼭꼭 묻어두고 애벌레 제 살 뜯어 먹여 노랑나비 되게 하고 꽃 피워 열매 맺어 새들 먹이고, 그렇게, 그렇게 살아 왔는데, 베풀어 먹여 키워 놓으니 제 놈 잘나 큰 것처럼 큰소리 펑펑 치니 외로움 서러움에 가슴 저며 눈물이 절로난다.
상수리나무 흘러넘친 장맛비 산을 깎아 먹어 속살이 보이고 나뭇잎 떨어지고 가지가 불어져 제 몸 상해도 산속 식구 안부에 좌불안석 몰아치는 태풍에 마냥 숨이 가쁘다.
가야한다.
이젠 가야한다.
십수 년 지켜온 이곳 떠나
살을 베어 먹여 키워온 시간의 무덤 속으로
숨 가쁘게 부르고 있을 아이놈 찾아
상수리나무
온 몸 떨면서
어둠 속으로 하염없이 걸어가고 있다.
추천4
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상수리나무 ,,,
하염없이 어디를 가고있을까요
주신글에 머물다갑니다
장운기님의 댓글
장운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상수리나무가 어디론가 가버리면 다람쥐는 어데로 가나요 또 한세상은 그렇게 가는게지요.. 건필하세요 시인님!!
엄윤성님의 댓글
엄윤성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상수리나무의 비장감이 느껴집니다.
시인 님의 깊은 뜻을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파격적인 시의 형태도 너무도 신선해서 좋습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너무도 가슴 저미는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끝이없는 인생길 같은 느낌에 마음 젖어 감상
잘 했습니다.
시인님의 건승을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