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러진 뱃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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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장대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121회 작성일 2008-05-24 11:30본문
/小澤 張大淵
비틀거리며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 달려들던 광속의 공을
어설피 피하려던 나는
두 눈 시퍼렇게 뜬 채로
몸뚱이 바친 꼴이 되었어.
퍼억!
둔탁한 충돌의 비명소리 사이로
잠재된 염력 빛나던 그 짧은 순간에
내 일생의 슬라이드 쇼가 펼쳐지는데
뿌리고 떠나온 씨앗의 그늘이
그중에서도 제일로 선명하더라고.
덜렁거리는 목으로
이마빡엔 뻘건 수액 뒤집어쓰고
땅바닥에 팽개쳐진 내 귓가에
달려오는 심판들의 발자국 소리와
관중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는
희미한 의식을 일으켜 세우는데
몸통은 꼼짝달싹하지 않는 거야.
지금은 본드 바른 불구의 몸으로
야구장 근처엔 얼씬도 않지만
돌이켜보니,
그나마 빗맞아 파울된 공 덕분에
완벽한 아웃은 면한 게 어디야?
때론, 정타보다 오타가
반짝이는 시어로 둔갑하는 것처럼.
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그렇군요
주신글 뵙습니다
아름다운 주말되세요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배님 좋은 글 잘 뵈었습니다
건안 하십시요.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6~7년전에 갤로퍼를 끌고 아침 출근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장기간 병원 신세를 졌지요.
현재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기도 하지만, 그런대로 살아가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당시 상황의 묘사입니다.
엄윤성님의 댓글
엄윤성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네, 실로 그냥 보고 넘어갈 그런 글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쳐본 사람만이 그 심정을 알 수 있는 것처럼, 편하게 쓰신 글에서 오히려 가슴 아픈 추억을 보는 듯 합니다.
선생님, 전에도 한번 몸이 불편하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지만, 어쨌든 힘 내시기 바랍니다.
병원에 가보면, 실로 상상도 못할 처지의 사람들도 많이 있거든요...
잘 뵙고 갑니다.
김하영님의 댓글
김하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장대연시인님 앞으로 건강하시기를 발원합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프로야구는 한 경기가 시작하여 종료될려면 평균 2시간 40분,
길게는 5시간까지 걸리는 각본 없는 인생의 축소판입니다.
타자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볼을 쳐야 안타가 날 확률이 크지만
약간 벗어난 공도 요령것 타격하면 안타가 됩니다.
`부러진 배트`에서 야구와 인생의 게임을 드려다 봅니다. 감사드립니다.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타가
반짝이는 시어가 되기를 바라며
저도 글을 쳐봅니다.
무의식은 의식보다 강하다고 믿기에
항상 무의식적인 행위를 저는 눈여겨보고 있는
심리학자적 입장을 취하게에 사람들이 가끔은 무섭다는 말도 하지만요 ㅎㅎ
다신 끔찍한 일들이 안 일어났음 좋겠죠
좋은 일요일 밤 보내세용ㅇㅇ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때론, 정타보다 오타가
반짝이는 시어로 둔갑하는 것처럼.>
시어 속에 안겨 있는 여러 여운이 맴도는 것 같습니다. 따로 쪽지를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