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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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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2,735회 작성일 2008-05-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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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외출
                                                                                                                                                    月峯 / 최수룡

우리가 화려한 외출을 하는 이유는 벚꽃을 보자면 꼭 이맘때 쯤 길을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벚꽃이라면 우리가 살아오면서 잃어버렸던 이 허전함에 조금은 보상이 되리라 믿고 있는 지도 모른다. 겨울이 혹독한 만큼 고운 빛으로 드러나서 메마른 바람에 상할 때까지 화려함을 증거 하는 꽃, 이 꽃은 이상하게 가슴이 설레고 울컥해진다. 그 강렬하고 화사함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리는 벚꽃을 보려면 피곤을 무릅쓰고 교통체증을 감수하며 기어이 사진에 박아두고 말리라는 비장한 각오로 준비를 하고 나서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그 화사함을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느긋하게 즐기며 마음으로 느낄 여유가 없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나도 빨리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하늘거리는 벚꽃의 계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 꽃들이 지는 모습은 그 화려하고 예쁜 모습의 뒤안길에서 쓸쓸히 사라져 간다는 허무함에 칙칙하고 초라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벚꽃이 지는 장면은 너무나 화려하다. 바람에 휘날리는 꽃잎들은 마치 하얀 눈송이가 흩날리는 모습에 모두가 환희를 느끼며 휘날리는 꽃잎을 맞으며 연인과 함께 걷고 싶어 한다. 그러나 정작 꽃잎을 뿌리는 벚꽃은 얼마나 작은 관심의 손길에 하늘거리며 매달려 있다 가는 것인지, 그 손님이 바로 우리 인간인 것인가를 이 봄에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가 살다 보면 사소한 재미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그 화려한 4월 둘째 주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여행을 하기로 오래전부터 이야기가 있었다. 이는 벚꽃을 보려면 때를 맞추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처럼, 열우회 회장단에서는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서신으로 문자로 메일을 보내며 독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에 그리 사는 것이 바쁜지 함께 하는 시간이 쉽지 않다는 것을 스물 두어 명의 숫자로 느낄 수 있었다. 우리들의 삶은 무엇이 그렇게 어렵도록 하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아침에 대전광역시교육청 앞에 만난 친구들은 초등학교 원적을 가는 아이들처럼 들뜬 얼굴로 벚꽃에 빠알갛게 물들어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건강한 모습을 보니 즐겁고 함께 하였던 지난 일들을 떠 올리니 옛 추억에 잠겨서 마냥 정겹기만 하다. 출발 시간이 되어 만나게 된 교육감은 연신 동행을 하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메모한 오늘 일정을 보여주는데, 대여섯 군데는 되는 것 같다. 대전교육수장인 공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실감난다. 아쉬움에 관광버스에 타는 친구들의 엉덩이를 다독이며 여행에 동참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한 체 우리는 출발하였다. 언제나 삶은 똑같지 않으며 모든 것이 우리 의도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삶에서 터득한 것처럼 당연히 그런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차창으로 보여주는 아름다운 산하는 수채화 물감을 풀어 놓은 듯 너무나 조화롭다. 왜 그렇게 산과 내와 들이 잘 어울리는지 내 시선을 잡아두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마이크 체질인 입담 좋은 친구의 교회이야기가 시작이 된다. 옛날 같으면 야수꾼 이야기라고 모두 한마디씩 할만도 한데, 호응하는 모습들이 나이가 들면서 종교를 가져야 한다는 면에서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 인지도 모를 일이다. 또 다른 이유는 우리 사람은 누구나 근본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두려움을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생기고 그 욕망이 강해져 왜곡되면 무언가에 집착하게 되며 그 집착은 통합과 균형을 잃은 분열된 나에게 종교를 가지도록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만 있다면 하는 마음이다.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내소사의 아름다운 사찰의 경내 모습에서 드라마 대장금에서 이영애가 촬영하였던 곳, 사찰에 이르기 전 어우러진 전나무 숲의 모습과 사찰안의 벚꽃은 더욱 발길을 묶어둔다. 겨우내 차가운 고독을 견뎌내고 피어난 하얀 꽃은 잠시의 열정을 보이곤 덧없이 지고 마는 것인가. 백발이 성성한 노부부의 삶도 한때의 활력을 뒤로한 채, 병고와 타인의 무관심 속에 그렇게 덧없이 지고 마는 것이 우리 인생이려니 슬픔도 한 순간의 찰나이런가.

내소사를 뒤로하고 곰소항에서의 먹거리는 오랜만에 검은 비닐봉지에 신발을 넣어 들고 방으로까지 가서 먹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방송의 바람을 탄 영향인지 그 넓은 방들은 방방이 먹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였던가. 오랜만에 만난 정겨운 친구들의 만남에 흥이 돋아 쐐주를 먹는 것인지 들어붓는 것인지 사람이 술을 먹다가, 술이 술을 먹고, 술이 사람을 먹을 지음, 우리는 귀향길에 오르게 되었다.

오는 길에 돌아가며 마이크를 잡고 한마디씩 하는 이야기가 인제는 모두 철학자가 되어 있었다. 구구절절이 사연도 많고 세월이 많이도 흘렀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왜 그렇게 그 친구가 삶을 살아야 하였는지 삼십년 이상의 비밀스런 이야기들이 소설처럼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새로운 모습을 깨닫게 되었다. 언제나 행사 때가 되면 내일처럼 사진기를 들고 다니며 멋진 사진으로 기념이 되도록 사진으로, CD로, 홈페이지에 올려주는 친구가 오늘 따라 더욱 멋져 보인다. 일본 파견교사로 갔던 친구가 두개 시도의 한국인 원장으로 최고의 예우를 받아서 한턱 쏜다며 맛있는 저녁식사까지 대접받고 밖을 보니 땅거미 지고 있었다.

우정을 위하여 금덩이도 마다한 동화 속의 친구가 그리운 때이다. 그 옛날 봉황산 기슭에서 생활하던 모습이 그립기에 오늘 우리 열우회 친구들은 ‘다시 쓰는 곰나루 일기’를 내년에 대전에서 쓰기위해 힘차게 출발한 것이다. 모든 피조물은 놀 때 행복하다. 잘 놀려면, 제대로 놀려면 놀 때만큼은 나를 잊어야 한다. 함께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속에 행복이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이를 위해 오래전부터 기획을 하고 주선하여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한 대전 열우회 회장과 총무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들이 화려한 외출을 위해 무던히 노력을 하였다는 것을 휘날리는 벚꽃의 화사함 속에 온 산야가 춘풍으로 물드는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공주교대 열우회 회원들이여! 다함께 35년 만에 대전에서 ‘다시 쓰는 곰나루일기’에 우리 모두 동참하기를 눈이 부시도록 화사한 봄날 외출을 하면서 ‘화려한 외출’을 기대해 본다.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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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엄윤성님의 댓글

엄윤성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공주교대 열우회 회원들의 화려한 외출과 벚꽃의 비경...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서 회포를 푸신 이야기 잘 감상하였습니다.
저도 그런 기회가 있으면 좋으련만, 그러나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잘 뵙고 갑니다.

최수룡님의 댓글

최수룡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승연 시인님, 엄윤성 시인님 다녀 가심에 감사드립니다.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글을 남겨 주신분께만 인사말을 드리게 되어
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외에도 다녀가신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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