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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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지인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234회 작성일 2008-09-13 16:30본문
허공에 쓰는 편지
효림/지인수
한 자락 빗물에
혈기 넘치던 무더위의 마지막 자존심
그 후덥함도 끝내 떠내려가더이다.
결실의 풍요를 만날 설레임에
마음은 벌써 허공으로 가버렸나이다
마지막 들꽃이지고 열매가 떨어져
땅으로 돌아가기 전에 거기로 가리라
톡 쏘는 향수의 억지보다
은근한 인고의 시간을 살아온
스스로(自) 그러한 것(然)들의 향을 맡으며
온몸 설득 당하고 싶나이다.
우렁차던 노동가의 음률은
사라지고 잊혀져간 자리에
맑은 하늘 날짐승의 노래는
손닿는 것 모두의 과거를 헤아리고
보이는 것 전부를
사랑하라 이르나이다.
나는 가리라
가을 이정표 아래로 가리라
그네들 지나는 자리 낙엽 내리기 전에
한 수 시(詩) 지어
넓은 창공에 걸어 놓으리라.
추천4
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추석 잘보내시 계시나요 머물다갑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녕, 시인의 마음이네요...
자연의 고귀한 향기를 가득 담고 갑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수 詩 지어
넓은 창공에 걸어 놓으면
이곳 까지 잘 보입니다
건필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