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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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1,419회 작성일 2008-10-17 22:18본문
시인과 가을
김현수
가을이 성큼 다가오면 그림자는 길게 늘어져 있었고
시인은 또 치유되지 않는 반복해도 싫증 나지 않는
불치의 병을 앓아야한다. 사랑을 말하고 있었다.
찬 바람이 일고 지금은 다 도시로 훌훌 떠난
창문 길게 드리운 발을 폐허가 된 동네를 바라보며
다락방에 둘둘 말아 그저 눈을 감으면
올려 놓을 때 쯤이면 왠지 눈물이 막 나온다.
어김없이 도지는 계절병이다.
풀벌레 울음에 소스라치게 놀라
해마다 가을이 오면 시인의 소녀는 가고
알레르기성 피부에는 콩알 만한 게 때 아닌 홍수로
겨드랑이예서부터
저 깊숙한 사타구니까지 강물은 불어나서
전신에 두드러기가 생겨 발목을 차 오른다.
어디 가만 있질 못한다.
중부지방 억수같은 비!
지나간 화첩을 뒤적거리며
몽마르뜨 언덕위의 벤치에 앉아 또 많은 이재민이 생기고
플라타나스 잎 하나 또 사람들이 죽어 갈 것이다.
대각선으로 떨어지는 하찮은 것 하나에도
큰 의미가 부여되었던 시인의 가을은 올해도
과거로 돌아가 보아도 슬픔은 더해만 간다.
주택가 빈 공터에서
반쪽난 청기와 한장을 주워 그래
온 몸을 문질러 보아도 내년에도 또 어김없이
뼈속까지 스며든 두터운 가을은 반복되고
방랑의 벽을 허물지는 못한다. 인생은 짧은 것
낙엽밟고 바스락 거리며 낙엽이 매몰된 땅속에는
가을이 오는 소리에 불변하는 화석이 되어
시인은 먼동이 트기전 뼈아픈 과거사를 후세인들에게
어느 영화속의 애마부인처럼 세세토록 전해 줄 것이다.
파자마 바람으로
즐겁고 무지개처럼 아름다웠던 천사처럼 살다 죽은 소녀와,
사념의 세계로 가는 것이다. 가난하면서도 끝끝내
진실하게 살다 죽어간 사람들과,
지금은 죽은 소녀의 손을 잡고 가만히 있는 땅덩어리가 쓸데없이
회상의 풍경을 바라보며 빙빙 돌아간다고 말한 갈릴레이와
억새풀 하얗게 하늘거리는 시인의 하찮은 가을 이야기도...
언덕을 내려올 때
김현수
가을이 성큼 다가오면 그림자는 길게 늘어져 있었고
시인은 또 치유되지 않는 반복해도 싫증 나지 않는
불치의 병을 앓아야한다. 사랑을 말하고 있었다.
찬 바람이 일고 지금은 다 도시로 훌훌 떠난
창문 길게 드리운 발을 폐허가 된 동네를 바라보며
다락방에 둘둘 말아 그저 눈을 감으면
올려 놓을 때 쯤이면 왠지 눈물이 막 나온다.
어김없이 도지는 계절병이다.
풀벌레 울음에 소스라치게 놀라
해마다 가을이 오면 시인의 소녀는 가고
알레르기성 피부에는 콩알 만한 게 때 아닌 홍수로
겨드랑이예서부터
저 깊숙한 사타구니까지 강물은 불어나서
전신에 두드러기가 생겨 발목을 차 오른다.
어디 가만 있질 못한다.
중부지방 억수같은 비!
지나간 화첩을 뒤적거리며
몽마르뜨 언덕위의 벤치에 앉아 또 많은 이재민이 생기고
플라타나스 잎 하나 또 사람들이 죽어 갈 것이다.
대각선으로 떨어지는 하찮은 것 하나에도
큰 의미가 부여되었던 시인의 가을은 올해도
과거로 돌아가 보아도 슬픔은 더해만 간다.
주택가 빈 공터에서
반쪽난 청기와 한장을 주워 그래
온 몸을 문질러 보아도 내년에도 또 어김없이
뼈속까지 스며든 두터운 가을은 반복되고
방랑의 벽을 허물지는 못한다. 인생은 짧은 것
낙엽밟고 바스락 거리며 낙엽이 매몰된 땅속에는
가을이 오는 소리에 불변하는 화석이 되어
시인은 먼동이 트기전 뼈아픈 과거사를 후세인들에게
어느 영화속의 애마부인처럼 세세토록 전해 줄 것이다.
파자마 바람으로
즐겁고 무지개처럼 아름다웠던 천사처럼 살다 죽은 소녀와,
사념의 세계로 가는 것이다. 가난하면서도 끝끝내
진실하게 살다 죽어간 사람들과,
지금은 죽은 소녀의 손을 잡고 가만히 있는 땅덩어리가 쓸데없이
회상의 풍경을 바라보며 빙빙 돌아간다고 말한 갈릴레이와
억새풀 하얗게 하늘거리는 시인의 하찮은 가을 이야기도...
언덕을 내려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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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주신글 뵙고 갑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