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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생달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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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331회 작성일 2008-11-25 16:43

본문

초생달을 바라보며
-우루과이 라운드-

                          김현수


말더듬이 세살난 설화는
서쪽하늘에 걸린
초생달을 바라보며
바나나라고 했다

우르과이 라운드로 인해
농산물 수입은 개방되고
팔뚝만한 바나나가
과일전에도 리어카행상 가판위에도
산더미처럼 쌓여
뒹굴고 있었다.

우리 어릴적에는
노랗게 허리가 휘어져
드러누워 있는 희한하게 생긴
그 과일의 이름을 까맣게
까맣게 모르고 그냥 유년을 보냈었다.

시대가 변하고
씨앗을 뿌리고 그 위에 타원형
비닐로 덮어
저 남쪽지방 사람들은 바나나를 심어
지붕개량도 하고
꼬불꼬불한 돌담을 헐어
일직선 블록담도 쌓고
깜둥이 서울로 유학 보내는데
별로 힘들이지 않고
텃밭의 바나나 나무 몇그루로 족했다

또 세월이 얼마쯤 흐른후
바나나 나무는 키를 넘었고
주렁주렁 탐스럽게 달린
열매를 바라보며
부푼 꿈을 꾸던 어느 날

바다 건너 이국에서
집체만한 큰 배에 바나나를 산더미처럼 싣고
기적소리를 내며
닻을 내리던 날부터
판로는 잠식되고
급기야 이웃의 영철이네는
덩그런 비닐하우스만을
남겨둔채 도시로 떠났고
우린 어쩔 수 없이
배운게 도둑질이라
밤새도록 끌어안고
긴 한숨에 통곡하며 울었다

설화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활처럼 휘어지고
꼭 초생달같은
바나나가 꿀맛이었다.

산책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되돌아올 때
초생달은 희미한 빛을 발하며
옥녀봉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고
세상물정 모르는 설화는
어깨위에서 새록새록 잠들고 있었다.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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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루과이 라운드-
널리 볼 땐 자유무역이란 이름 아래
농업 분야가 많은 타격을 꼈고 있습니다.
초승달 뜨면 그 속에 그리운 얼굴 그려 지켜봅니다.
좋은 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건필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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