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야 영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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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621회 작성일 2008-11-25 17:04본문
영수야 영수야
김현수
한번가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이 암울하고 길고긴
길고 험한 길. 겨울의 터널을 지나면
종달새 쫑알거리고
그것도 자다 말고 일어나 또 플라타나스잎은
부시시 그렇게 떠나 버리면 파랗게 살아
어디 여비라도... 살아 너울거리고
길 가다가 허기 지면 사계는 돌고
요기라도 해야 하고 지구도 덩달아 도는데
이 엄동설한 밤 공기는 춥고 한 번 멋모르고 건너면
길 바닥이 얼어 미끄러운데 다시는
파자마에 맨발로 다시는
서둘러 떠나니 되돌아 오지 못할
걸어가다 걸어가다가 요단강을 첨벙첨벙 건너는
어디 골목길 모퉁이에서 너의 뒷 모습만 바라보며
영양실조에 동상으로 손짓하며 목 놓아 불러도
얼어 죽지나 않을런지 하염없이 애원해도
걱정이 태산같아 들은척 만척
저만치 하늘보고 웅웅거리는
발만 동동 굴러보네 메아리 뿐 !
너는 뒤를
그 옛날 어릴적 한번 만
학교 파한 반공일날 한번 만이라도
소나무에 올라가 뒤돌아 보질 않네
솔방울을 따서 먹고
널판지에 촛질을 해서 너가 훌훌 떠난 지금
경사진 묘등을 형의 오른쪽 가슴에는
구비쳐 내려오며 이 세상
미끄럼 탈때 살아가는 동안 끝까지
설날에 막 사입은 때때옷이 그 아름다운 추억들과
나무 끄트머리에 걸려 늘 같이 살아온
찢어지던 날 저녁 만남의 인연과
옷이 아까와 엉엉 울던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네 생명의 꽃으로 승화되어
이 세상 끝까지
몸서리 나게 가난했고 가슴속에 살아
가뭄이 한 반년은 계속되어 꿈틀 거릴 것이고
나무와 풀들이 말라 난 너를
진한 회색빛으로 변하던 보물상자 처럼
무더운 여름날 고이
양철냄비에 얄팍하게 담은 보리밥을 고이
서로 많이 떠먹기 위해 가슴 깊숙히
때묻지 않게
수저로 경계선을 긋고 하얗게 묻어 두고
밥상 위에서 내일도
토닥거리며 비틀어 지고 모래도 그렇게
또 화해하고 살아갈 것이네
때론 등 돌리고 영수야
또 포옹하며 영수야
지내왔던 과거사를
성년이 된 지금까지
진한 보라빛 추억으로
퇴색된 흑백사진첩 깊은 곳에
꽂아 놓고 지내왔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시린손 호호 불며
매서운 바람 시퍼런 칼날되어 (주)이 시는 현대자동차(주) 생산관리4부에 근무하고 있는 형님이
휙휙 사람을 난도질 하고 동회사 의장2부에 근무하다가 지난 91년 12월 22일 퇴근길에
희희덕거리며 지나가던 불의의 교통사고로 고인이 된 동생 김영수(31)를 위해 절규하는
그 혹한의 아픈 마음으로 쓴 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한 겨울속에서도
털 잠바를 벗어주며 지내왔던
삼십성상의 오랜
형과 아우의
끈끈하고 질긴 끄나풀을
일방적으로 너무 쉽고 허무하게
툭, 툭
끊어 버리니
세상에 이렇게 슬프고
매정할 수 없네
김현수
한번가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이 암울하고 길고긴
길고 험한 길. 겨울의 터널을 지나면
종달새 쫑알거리고
그것도 자다 말고 일어나 또 플라타나스잎은
부시시 그렇게 떠나 버리면 파랗게 살아
어디 여비라도... 살아 너울거리고
길 가다가 허기 지면 사계는 돌고
요기라도 해야 하고 지구도 덩달아 도는데
이 엄동설한 밤 공기는 춥고 한 번 멋모르고 건너면
길 바닥이 얼어 미끄러운데 다시는
파자마에 맨발로 다시는
서둘러 떠나니 되돌아 오지 못할
걸어가다 걸어가다가 요단강을 첨벙첨벙 건너는
어디 골목길 모퉁이에서 너의 뒷 모습만 바라보며
영양실조에 동상으로 손짓하며 목 놓아 불러도
얼어 죽지나 않을런지 하염없이 애원해도
걱정이 태산같아 들은척 만척
저만치 하늘보고 웅웅거리는
발만 동동 굴러보네 메아리 뿐 !
너는 뒤를
그 옛날 어릴적 한번 만
학교 파한 반공일날 한번 만이라도
소나무에 올라가 뒤돌아 보질 않네
솔방울을 따서 먹고
널판지에 촛질을 해서 너가 훌훌 떠난 지금
경사진 묘등을 형의 오른쪽 가슴에는
구비쳐 내려오며 이 세상
미끄럼 탈때 살아가는 동안 끝까지
설날에 막 사입은 때때옷이 그 아름다운 추억들과
나무 끄트머리에 걸려 늘 같이 살아온
찢어지던 날 저녁 만남의 인연과
옷이 아까와 엉엉 울던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네 생명의 꽃으로 승화되어
이 세상 끝까지
몸서리 나게 가난했고 가슴속에 살아
가뭄이 한 반년은 계속되어 꿈틀 거릴 것이고
나무와 풀들이 말라 난 너를
진한 회색빛으로 변하던 보물상자 처럼
무더운 여름날 고이
양철냄비에 얄팍하게 담은 보리밥을 고이
서로 많이 떠먹기 위해 가슴 깊숙히
때묻지 않게
수저로 경계선을 긋고 하얗게 묻어 두고
밥상 위에서 내일도
토닥거리며 비틀어 지고 모래도 그렇게
또 화해하고 살아갈 것이네
때론 등 돌리고 영수야
또 포옹하며 영수야
지내왔던 과거사를
성년이 된 지금까지
진한 보라빛 추억으로
퇴색된 흑백사진첩 깊은 곳에
꽂아 놓고 지내왔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시린손 호호 불며
매서운 바람 시퍼런 칼날되어 (주)이 시는 현대자동차(주) 생산관리4부에 근무하고 있는 형님이
휙휙 사람을 난도질 하고 동회사 의장2부에 근무하다가 지난 91년 12월 22일 퇴근길에
희희덕거리며 지나가던 불의의 교통사고로 고인이 된 동생 김영수(31)를 위해 절규하는
그 혹한의 아픈 마음으로 쓴 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한 겨울속에서도
털 잠바를 벗어주며 지내왔던
삼십성상의 오랜
형과 아우의
끈끈하고 질긴 끄나풀을
일방적으로 너무 쉽고 허무하게
툭, 툭
끊어 버리니
세상에 이렇게 슬프고
매정할 수 없네
추천5
댓글목록
김남희님의 댓글
김남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이 한 가운데 멈춘듯 .....회환이 그려집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최인숙님의 댓글
최인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생을 가슴에 묻고 사는 형님 가족이 항상 아픈마음으로 살아야 하니
삶이 고달파 어떻게하지요 앞으로는 행복한 일이 많이 많이 생기길 빌뿐입니다
장운기님의 댓글
장운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살아가는 인생 뭐 그리 대단합니까
아웅다웅 지지고 볶고 싸우고 웃고 그리고 울며 살아가는 한세상
그속에 좀더 잘나고 못나고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하는지
그러나 인생 참되고 뜻있게 사는건 생각이있는 사람만이 누리는 영위이듯 합니다
애절한 사연 잘 보았습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타까운 사연을 가슴 아프도록
시를 쓰셨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현수님의 댓글
김현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김현수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