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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곡예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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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256회 작성일 2005-10-07 04:59

본문

- 곡예사의 첫사랑 -

줄은 외줄...

그 가느다란 외줄에 몸을의지한채..곡예사는 오늘도 자신의 관중들앞에서 곡예를한다.

그의 나이 설흔넷...

그는 열살이 된해에 서커스에 들어온이후...그의 운명지워진 그태두리를

벗어나 본적이 없었다.

그에겐 외줄타기 곡예사로서의 인생이 전부였고...

서커스단의 천막안이 온세상이었다.

그를향한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는 그의 삶의 목적이었고....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아니 사랑도 해보지 않은 설흔네살의 건장한 청년에게는 외줄타기 곡예만이 자신을

지탱해 주는 힘이었다.

줄은 외줄....

그가 건너야 할 그 외줄끝은 암흑만이 존재하며..그 보이지 않는 암흑이 그에겐 두려움을

이길수 있는 무념의 상태를 유지해 주는 수단.....

밑으로는 그물망이 쳐져있고...그를 향한 동그란 조명만이

어두운 천정에서의 한줄기 빛일뿐이다.

두려움은 없다...

그에게 두려움이 없음은 외줄타기가 곧 그의 생활이었고...존재의 이유이기도 했다.

.........................

줄의 진동.....처음에 접했을때의 그 두려운 줄의 진동이 이제는 자신과 한몸이 되어

자신에게 박수와 경이로운 찬사를 안겨주는 몸에 대한 전율로 흡수가 되어있을뿐

매일 행해지는 그의 아슬아슬한 곡예를 바라보는 한참 아래의 관중들의 시선만이

그에겐 삶의 희열일뿐이었다.

그러던 그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외줄밑으로 보이는 수많은 관중들 속에서 유독 그 곡예사의 시선을 끄는

하얀 얼굴....긴머리의 소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것이다.

그가 공연을 끝내고 대기실로 들어오면 어김없이 찾아와 꽃다발이며....

가벼운 키스를 해주고 떠나는 그녀...

그에게 그녀가 어느순간 사랑으로 다가왔다.

그에게 행해지는 키스는 점점 더 그의 가슴을 불타게 했고...

설흔네살의 건장한 청년에게 안기는 그 소녀의 봉긋한 가슴은 그에겐 외줄타기 외에

또 다른 전율로 다가왔다.

그에게 소녀는 서커스단의 천막이 아닌 또 다른 세상...

자신을 바라다 보는 관중들처럼 그렇게 .. 사랑이라는 경이로운

세상을 바라 보게 해 주었다.

하지만 그에게 사랑은 금기였다.

정신을 집중해서 한치의 마음의 동요도 없이 건너야할 그 외줄타기의 곡예사로서의

그에겐 사랑은 곧 흔들림이요...험난한 줄의 진동이었다.

줄은 외줄...

어두운 천정 한줄기 조명밑에서 그가 건너야 할 그 외줄아래

그가 바라보지 말아야 할 바로 그 소녀의 사랑의 눈빛은 그에게 마음의 흔들림으로

다가와 수많은 관중들앞에...발을 헛디뎌 떨어지길 수십번...

그물망으로 떨어지는 그 순간에도 그소녀의 애처로운 눈빛은 그에게 사랑이었다..

.................................

서커스단에서 퇴출을 당한날 ....그날은 유난히 추운 겨울이었다.

그는 그녀가 사는 아파트를 찾아갔다.

그앞에 선 그녀..

" 난 당신을 곡예사로서 사랑했을뿐이에요.."

그말을 하고 돌아서는 그녀의 뒷모습은

차가운 겨울밤..세상에 혼자 버려진 어린아이처럼 그렇게

그를 천길 낭떠러지로 추락하게 만들었다.

한동안 고개숙여...흐느끼던 그가 무엇을 생각했는지....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간다.

14층아파트옥상...

그는 부지런히 움직인다..

건너편 아파트에 줄을 동여멘다

매서우리 만치 차가운 겨울밤

그는 외줄을 걸었다...

14층 아파트 상공에....

새벽바람이 불어오는 겨울밤...

밝은 달빛은 그에게 조명이었고...

싸늘한 눈빛으로 돌아서버린 그가 사랑한 소녀만이 그의 마음속에 관중이었다.

줄은 외줄

그 외줄을 탄다...

서럽게 울면서 외줄을 탄다.

이젠 그에게 관중도 현란한 조명도 없다.

오직 한사람 그가 사랑한 자신을 버린 소녀를 위해 곡예를 한다..

그물망도 없다...

마치 외줄끝의 어두움처럼 그렇게 아스팔트의 검은 바닥은 그렇게 그에게 편안함을 주었다

구두를 벗는다

외줄에 발을 딪는다.

처음으로 외줄의 날카로운 느낌이...발다닥의 고통으로 다가온다.

고통도 없어라.

그에겐 이미 자신을 떠나버린 그소녀에대한 사랑의 고통만이 있을뿐

발바닥이 찢기우는 고통은 그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다.

피가 난다...수십번 왕복을 한 그 외줄에는 피가 흥건히 고여...그 고인 피가

얼어붙어 다시 그의 발바닥을 예리하게 베어놓는다.

오직 한사람 자신을 버린 그소녀를 위해 외줄을 탄다.

이제 그에게 자신을 지탱해 줄 아무런 힘도 없다.

지쳐 더이상 건너지 못할 외줄이 이젠 그에게 고통이요

새로운 새상에 다가가지 못하는 운명의 사슬일 뿐이었다.

입가에 살얼음이 낀다

숨이 턱까지 차오름은 슬픔이 더했기 때문일까?

마지막 외줄을 탄다..

혼신의 힘으로 그 외줄에 몸을 싣는다.

눈물이 흘러 뺨위에...살얼음을 만든다.

이미 터져 찢겨진 발바닥이 피로 범벅이 되버린 외줄의 칼날에 다시 찢기운다.

외줄의 중간...

그는 그녀가 잠들어 있을 그녀의 창문을 바라본다.

눈을 감는다.

자신이 사랑이라 여겼던 그 아름다운 소녀가 잠들어 있는 아파트의 상공...

그 외줄의 중간에서 그는 눈을 감았다..

흐르는 눈물..

하늘을 한번 바라다 본다.

처음으로 천막이 아닌 하늘이 훤히 보이는 새로운 세상에서 외줄을 탔다.

그에게 이제 자신을 지탱해 주는 외줄도 사랑이라 여겼던 소녀도 없다.

외줄의 중간에서....그는 몸의중심을 놓는다.

관중들의 환호가 들리는듯...

어두운 바닥으로 추락하는 그에게 쓸쓸한 미소만이 입가에 가득하다.

...

...

쿵~~.

고통도 없다...

하늘을 향한 그의 시선에는 파리한 달빛만이 가득하고 소녀의 하얀얼굴이 그 달빛속에

어른거릴뿐이었다.

눈물이 귓볼을 적신다.

그가 사랑한 것은 무엇이었나?

금기를 깨어버린 그에게 남겨진 것은 무엇인가?

조용히 눈을 감는다.

감은 눈에 눈물이 가득하다..

달빛이 그의 눈물에 영롱한 방울빛을 만든다.

.....................

"쯧쯧...젊은 나이에 외 이런짓을 했을까..?"

새벽에 그를 발견한 사람들의 시선이 그의 주검위에 놓인다.

"정말 않됬어..오죽하면 그랬을까..?"

그는 아직도 눈을 감지 못한다.

그의 주검까지 옥죄고 있는 외줄의 사슬이 그를 놓아 주지 않고 있는것이다.

" 어..? 이사람 곡예사야...정말 외줄타기를 잘햇는데..."

" 이사람처럼 외줄을 잘 타는 사람은 한번도 본적이 없었는데.."

" 왜 여기서 죽었을까..?"

그의 주검앞에 보내지는 마지막 찬사의 소리에 그는 비로서 눈을 감을수 있었다.

그의 몸에서 21그램이 빠져 나온다.

그 형채도 없는 21그램의 무게가 안개처럼 그의 주검을 보는 사람들의 틈새로 빠져나간다.

그 21그램이 그가 사랑한 소녀의 창문에 잠시 머문다.

하늘에서 한줄기 밝은 빛이 내려온다.

삶의 고통도 사랑의 아픔도 없는 그곳으로 곡예사의 주검의21그램이 그 빛에 휩싸여

하늘로 올라간다.

그의 주검은 이제 평안하다.

누군가 그의 주검을 담요로 덮어 씌운다.

그 덮어진 그의 주검앞으로 그가 사랑한 소녀의 발걸음이 지나간다.

그가 사랑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

-살 구 -

우리는 어쩌면 우리 앞에 놓여진 험난한 외줄을 타고 있는것인지도 모른다.

그 외줄의 중심에 서서...흔들림의 고통에 울부짖는 어리석은 자신을 발견한 나는

내 인생의 외줄밑의 관중들이 모두 타인으로 다가온다.

금기....그것은 곧 고통이요. 자신을 옥죄는 사슬일뿐이다.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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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윤해자님의 댓글

윤해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진수 소설가님. 인생은 어차피 외줄타기이며 금기를 깬다면, 곡예사처럼 마지막 선택을 해야겠지요. 영혼까지 울려주는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글에 머물다 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건필하세요~!

이미순님의 댓글

이미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치 다른 세상을 보았듯이 축제의 끝이 밤하늘  불꽃 여운처럼 남습니다
 아름다운 글  잘 읽고 갑니다
 건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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