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작업실 창가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 박정해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 댓글 8건 조회 1,633회 작성일 2009-01-28 23:34본문
-눈보라 -
부서질 듯 창을 뒤 흔드는
폭풍에 돌아 누우며 잠에서 깬다
난롯가에 책을 찾아 들며
아시아 반도 남쪽의 섬
따뜻한 크레타 섬의 왕조가
문자를 만들고 화려한 신전을 짓고 있다
다다르지 못한 종족이 평원을 지나는 동안
그들과 나는 어슴푸레한 시간에 혼란스럽다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이미 수세기가 지난 이야기인데
선정<善政>과 도시의 번영을 꿈 꾼 벽화에
웃고 있는 천사들
커어튼을 젖히니 흰 눈의 천사들이 날고 있다
성당의 악장 칭호를 받은
행복한 헨델의 메시아인가
바람의 시간으로 순교한 영혼의 노래가 들린다
거리의 손수레에서 산 촛대에
굳어진 촛농만이 남은 창가
온 동네가 눈보라에 파묻혀 간다
찬란한 문명의 도시가 사막에서 풍화되어 가듯
폭풍은 설녀<雪女>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늙지도 죽지도 않는 겨울 풍경 하나
나는 잠 속으로 끌고가며 창을 닫는다
시인화가 박정해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중에서 간주곡
댓글목록
지인수님의 댓글
지인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창가에 내린 눈은
어느 하늘에서 왔을까요?
눈다운 눈을 보고 갑니다
고속도로에서 사람들을 애먹이던
색깔이 아니네여..
잘 뵈었습니다.
박태원님의 댓글
박태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오는새벽 붓을잡고
그림을그리는 풍경이
눈에들어옵니다
곧 돌아올 봄풍경도 멋있을테고
많이짓고 그리소서
김효태님의 댓글
김효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화가시인님 답게
그림속에 마음을 담고 상상의 나래를 펴개
천사가 승천 하는가 봅니다.
즐거운 설날은 보람있게 잘 보내셨는지요?
항상 가정의 평화와 건필 하세요.~~ 대전에서~~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정해 화가 시인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원 성취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스 최대의 섬. 면적 8,336㎢, 인구 53만 6980(1991).
크레타는 에게 문명의 풍부한 유적을 지닌 섬, 한번 꼭 가서 그
벽화에 웃고 있는 천사들을 보고 싶기도 합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늙지도 죽지도 않는 겨울 풍경 하나
나는 잠 속으로 끌고가며 창을 닫는다"
지금은 일어 나셨지요?
꿈같이 달콤한 숙면이 미녀에겐 필요 하다던데요.
작가에게도 필요하지요
꿈을 위하여......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설녀가 있는 곳으로 가고픈 심정...!
온 세상이 눈처럼 하얀미소와 행복이 가득한 세상를 염원하면서....
최인숙님의 댓글
최인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포세이돈의 저주가 있는 크레타섬의 무시무시한 신화
문명의 통로로 많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환상은 천사를 낳지 못하고
폭풍과 사라진다 나도 눈보라 속으로 들어가 크레타섬의 미궁 그 무서운
비밀을 뒤지러 나서보련다
언제나 감미럽고 낭만적인 박정혜화가시인님 먼 역사속으로 안내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남희님의 댓글
김남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보라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커어튼을 젖히니 흰 눈의 천사들이 날고
바람의 시간으로 순교한 영혼의 노래가 들리는듯
겨울풍경에 넌지시 ..................벽화를바라보며 ㅎ
미소짓는 시인의 마음을 읽을수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