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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빛을 머금고 흐르는 강물 > -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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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1건 조회 3,221회 작성일 2009-02-11 22:14

본문

하늘이 잔뜩 찌푸린 날, 마포대교를 건너며 바라다본 강물도 찌푸린 하늘을 이고 흐르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하늘빛이 파란 날은 강물도 파랗다. 하늘에 흰 구름이 떠가면 강물에도 하얀 징검다리들이 놓였고, 하늘에 먹구름이 드리우면 강물도 우중충해졌고, 하늘에 노을빛이 퍼지면 강물에도 주홍빛 스카프가 펼쳐졌다. 하늘에 밤이 오면 강물도 어둠을 품고 흘렀고, 밤하늘에 별들이 하나 둘 떠오르면 강물에도 반짝임을 하나 둘 수놓기는 매 한 가지였다. 하늘이 강제로 자기를 닮으라고 하는 게 아닌데도 언제나 강물은 자연스레 하늘빛을 닮고 있었다.

그러나 장마에 황토 흙이 흘러내려 강물이 흙빛이 되어도 하늘이 강물을 따라서 누렇게 변하는 날은 없었다. 강물에 쓰레기가 휩쓸려 떠내려가도 하늘이 강물 따라 더러움 타는 일은 없었다. 흙탕물이 흘러내리다가도 며칠이 지나면 다시 하늘을 그대로 이고 흐르고, 쓰레기를 싣고 흐르다가도 다시 하늘빛을 닮아갔다.

문득 하늘은 부모고 강물은 자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식들은 부모의 그 빛을 머금고 흘러가는 강물과 같다. 부모가 행복해하면 자식들도 함께 즐거워하고 부모가 슬퍼하면 자식들도 같이 우울해한다. 키우다보면 사춘기 시절 친구들과 잘 못 휩쓸려 더러 나쁜 짓을 저지르더라도 부모가 바르게 살아가고 있으면 언제라도 자식은 바른 자리를 찾아온다. 사춘기 시절 순간의 실수로 험한 짓을 저지르더라도 부모가 성실하게 땀 흘리며 제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자식은 언젠가는 그 성실함을 닮아가게 마련이다. 하늘이 제 빛을 지키고 있다 보면 강물이 다시 하늘빛을 따라 닮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요즘 자식들 먹고 살 길 마련해주고자 책을 써서 인세를 물려주겠다는 오만한 살인마가 있어서 기사를 대할 때마다 화가 치솟는다. 그 책이 출판되고 안 되고 인세를 살인마의 자식들이 받고 안 받고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살인마의 자식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돈을 물려주는 아버지일까? 가까운 곳에서 얼굴 보고 싶을 때 보고, 살 부비며 씨름이라도 하고, 자장면이라도 먹고 싶다할 때 함께 먹어줄 수 있고, 공부가 힘들어할 때 등 두드리며 용기를 줄 수 있는 아버지를 원하지 않았을까? 자식들에게 살인마의 자식이라는 이름 아래 한 평생을 살아가야하는 짐을 실어준 살인마는 진심으로 자식들을 사랑한 것일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 자식이라고 했다. 나의 빛을 통해서 나를 닮은 그 모습으로 세상 사람들이 바라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어느 여건에서건, 부모는 늘 부모로서의 자리를 바르게 지키며 살아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자식들에게서 큰 것을 바라지 않듯이, 자식들이 부모에게 바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리 큰 게 아니다. 남에게서 손가락질 받지 않고 사는 거, 큰 일을 해서가 아니라 내 부모여서 그게 고맙고 내 자식이어서 그게 감사한 거 한 가지 아니겠나. 그래서 자식을 둔 부모는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도 조심하고 삼가야 하고, 생각 한 가지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내가 오늘 날 남한테 손가락질 받지 않고 살고 있다면 자식들 남한테 손가락질 받지 않고 살게 하려고 노력하신 부모님의 정성이 있었다는 증거일 테이니,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할 일이다.

입춘도 지나 봄은 어느 결에 다가섰건만 아이들에게 세상에 나가 큰 꿈을 펼치라며 너른 세상 이야기를 들려줘야 하건만, 세상이 하도 험하다보니 사람 조심하라고 부터 가르쳐야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세상보다 앞서 나는 어떤 엄마였는지. 나의 어떤 모습들을 아이들이 닮아가고 있는지. 과연 아이들 얼굴을 자신있게 마주할 수 있는 행동들만 하고 살아왔는지 돌아보니 무척이나 겁나는 날이다. 내일 다시 마주할 하늘빛을 머금고 흐르는 강물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지금부터는 더더욱 조심하고 또 삼가며 살아가야겠다.




추천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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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늘빛을 머금고 흐르는 강물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조심하고 삼가며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뜻이 깊은 수필 마음 새겨 감상하였습니다
부지런하신 이은영 작가님! 건승 하시길 바랍니다.

김남희님의 댓글

김남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부모여서 고맙고 자식여서 고맙고 
그런 돈독한정 ....그립네요 ..물론 서로가 잘하면
좋치만 때론 고부간의 갈등이란거 있죠
살아가는 우리들의 숙제가 아닐런지요
하늘빛을 머금는 강물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가요 ^^*

현항석님의 댓글

현항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은 맛있는 비빔밥 입니다.
물이란 밥에
파란하늘 참기름과
하얀 뭉개구름 숙주나물
검은 매지구름 취나물
날으는 새 고사리
노른자 태양과
흰자 달까지 얻어
비비고 비비는 비빔밥입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식은 부모 앞에서 자라지 않는다
 부모의 뒷모습을 보면서 자란다"
갑자기 생각나는 구절입니다.
어리석은 부모는 자식을 눈앞에서 키우려 하나
자식은 부모의 뒷모습을 교훈삼아 자란다는 말이지요.
뼈있는 좋은 글에  한참을 머물러 봅니다.ㅎㅎ
고맙습니다.  이은영 작가님!!

김상중님의 댓글

김상중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늘이 닮으라 하지 않은데도 강물은 하늘을 닮고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수필귀절입니다,
읽을 수록 귀한 수필!
오늘 하루도 마음이 풍성해질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인숙님의 댓글

최인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람은 물질만능에 빠지고 몸과 정신을 이끌어줄 윤리가
부재한 세상 인간 근본의 정신이 없는 날나리 세상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인간존엄성을 숭배하고 자유를
받드는 작금에 공자님의 사부사를 생각합니다
시를 배우면 마음을 일으킬 수 있으며 많은 사람을 사귈 수 있으며
원망할 수 있으며 까까이는 부모를 섬길 수 있으며
멀리는 임금을 섬길 수 있으며 조수와 초목의 이름을 알 수 있다
시인으로 공자의 말씀을 가슴에 담고
떠오르는 달빛에 몸과 마음을 씻고 참선에 들어갑니다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혜자 시인님, 김남희 시인님, 현항석 시인님,
전 * 온 시인님, 김상중 시인님, 최인숙 시인님.

저만 부끄러운 줄 알았는데
동지들이 많아서 작은 위안(?) 받고 갑니다.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렸지요?
돌풍이 불어도 마냥 좋아서
일부러 약속을 만들어 거리를 몇 시간 돌아다니다 왔답니다.

어느새 비는 그치고 조용한 밤이 되었습니다.
금요일 밤이니만큼 더욱 한가로운 저녁이리라 믿습니다.
발길 머무신 모든 문인님들 고운 꿈 꾸시길 바랍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다시 마주할 하늘빛을 머금고 흐르는 강물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지금부터는 더더욱 조심하고 또 삼가며 살아가야겠다. >>네,, 시인님의 꺠끗한 마음에,, 늘 좋은글이 묻어나오는것 같습니다




정영숙님의 댓글

정영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저는 4월 수필 신인상 상선자 정영숙입니다.
작가님의 아래 여러 작품들을 읽으면서 참 아름다운 글을 쓰시는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감히 했습니다. 햇병아리 작가로서 부러움만 가득...

'하늘빛을 머금고 흐르는 강물'이란 제목 자체로 한편의 아름다운 글이 느껴지구요.
하늘과 강을 부모와 자식으로 연결한 그 점도 참 대단하세요.
앞으로 많은 지도 부탁드려요.

채금남님의 댓글

채금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운 글들에서 늘 감동 감동 입니다
좋으글 감사합니다
저두 하늘 빛을 닮은 아름다운 사람이 언제쯤 될까 걱정입니다
늘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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