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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발견 <1> 리듬 없는 악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612회 작성일 2009-03-30 17:12

본문

                              리듬 없는 악기

                                                  이 순 섭

나는 길고 가는 목을 가지고 있다.
기린 닮은 목 슬플 때 길게 늘이고
드넓은 초원 쳐다보며 높은 나뭇잎을 따 먹는다.
나뭇잎은 싱그럽다.
산만한 눈 굴려야 무엇인가
이야기가 이루어져 진행되고 안정을 찾는다.
옛 시절 머리 속 띵할 때 목 좌우로
원을 그리듯 돌리면 옆에서 듣기에도
우두둑 소리 나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 목뼈에 정신 맑게 하는 윤활유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머리가 아파와 목 돌려도 시원한 소리 나지 않으며
나만이 느낄 수 있는 둔탁한 소리만 한 두 마디 날뿐이다.
나이가 들어서 윤활유가 목뼈에서 빠져 나갔나보다.
졸리는 눈을 참고 피곤한 몸 잠시나마 잊으려
두 손으로 머리잡고 목을 돌려보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우두둑하는 소리는 세월을 잊은 지 오래 잠시나마
찾으려하는 마음조차도 남용의 극치라면 삼가야겠다.
올라가는 사람이 있어야 계단은 있는 법.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은 세상에
인간을 규제하는 법은 층층이 국회 사무처에 쌓여만 간다.
살아생전 돈 버는 재주 없어
리듬 있는 악기만 만지며 살아온 한 평생
누구 탓 할 것 없이 악기점 문은 열려있건만
찾아오는 사람은 예고 학생 뿐
옆 가게 호두와 단팥빵 냄새만 진동해
주인 찾는 구멍 있는 악기에 스며들고 있다.
얼마나 이 가게는 버틸 수 있을 까.
지나가는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진명서점도 있었지.
책이 팔리지 않는 세상에 작가라는 이름으로 탄생하는 사람은
하루가 멀다하게 늘어나 듯 그 많던 일반서점은 대형서점에 밀려나
서점 이름은 사라진지 오래다.
유명작가에 무명작가는 밀리는 법.
남들 보다 목이 길어서 슬픈 짐승인지도 몰라,
키는 작지만 바라볼 수 있는 큰 눈 시력은 여전해
이제야 작은 글씨가 썩 잘 안 보이지만 볼 수 있는 것은 다 볼 수 있다.
슬픈 짐승이라도 좋아 슬픈 큰 눈이 있으니까.
입김 불어내는 입과 팔이 있으면 리듬 있는 악기를 다를 수 있고
다리가 없어도 리듬 살릴 수 있다. 머리가 띵해온다.
목을 돌려야지.
우두둑 소리는 나지 않지만 둔탁한 한 마디 소리에 그나마 머리는 시원하다.
문 열면 항상 밑에서 들려오는 소리.
리듬 없이 화장실 벽 위에 설치한 물고임 통 물 내려가는 소리이다.
재래식 물고임 통으로 물 끌어올려지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 소리는 리듬 있는 소리일 것이다.
물통은 목을 길게 늘이고 항상 물을 밑으로만 흘려보낸다.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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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효찬님의 댓글

박효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모든게 소리로 시작하지요
들을수있는 귀만 열려있다면 행복하지 않을까요...

오랜만에 시인님 글 읽어보네요
자주 들을깨요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 살아가는 글
우리 시인들이 겪어야 하는
섬세하고 예리한 시인님의 글
마음 새겨서  감상하였습니다
건안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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