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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물과 나의 어머니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김순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858회 작성일 2009-04-03 08:34

본문

나 어릴 적
봄날은
어머니의 산나물 보따리로 부터 시작된듯하다

1960년대에서 70년대로 넘어가는 그 시기에는
우리 나라가 참 가난했던 시절이였다

물론 그 이전에도 가난했겠지만
내가 기억을 못하므로...

아버지의 공무원 박봉으로
가난한 살림을 꾸려가시기에
어머니는 늘 힘이 드신듯 하셨다

그런 만큼
무척이나 알뜰하시었고
대단한 절약가셨다

나의 어머니께서는
천석꾼은 아니였지만
그 버금가는 부농의 2남 3녀중 막내딸로써
고생없이 살아오신 분이셨다

방안에서 수틀에다가 명주실로 수를 놓으시고
축음기로 노래감상을 하시면서
처녀시절을 보냈다고 하시었다

지금도 친정집에는
그네뛰는 작품과 벼갯닢 수저주머니등
곱게 곱게 명주실로 수놓은 어머니의 작품들이 있다

현대의 기계자수와 어찌 비할 수 있으랴
그 섬세함과 비단결의 매끄러움은
어머니의 고운 처녀시절을 연상케한다.

그러나 가난한 집에 시집 오시어
마음고생 몸고생을 침묵과 인내로써 극복하신 어머니시다.
어찌 우리 어머니뿐이시랴
그 시절의 어머니들은 다 그랬을것이다

봄이 오면
어머니께서는
산으로 들로 나물을 뜯으러 다니셨다

손톱밑에 시퍼런 쑥물이 들도록 쑥을 캐셨고
모가지가 아프시도록 산나물 뜯은 보퉁이를 이고 오시던 어머니!

그때는 난 몰랐다
밥상위에 상긋한 내음이 나는 산나물이 올라오면
난 향으로 맛으로 산나물을 맛있게 먹었지만
어머니께서는 밥대신 나물로 배를 채우셨음을 난 그때는 몰랐다

보리개떡과 쑥개떡을
나는 간식으로 먹었지만
어머니께서는 밥대신 그것으로 끼니를 때우셨음을 그때는 몰랐다

슬 슬 봄나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 향기로움을 타고 나는 문득 어머니가 생각나는것이다

나, 어릴적 봄날
나의 어머니와 산나물의 기억이
눈물속으로 번지고
그때는 몰랐던 어머니의 사랑이 회한이 되어 가슴을 친다

팔순이 넘은 나의 어머니
아직도 나는 효도 한번 제데로 못하고 이렇게 살고 있다

아직도 어머니는 늘 자식들 걱정뿐이시다
나도 한아이의 어머니가 되었건만
나는 내 딸에게 내 어머니 같은 사랑을 주지 못한 듯 하다

자식으로서도 어머니로서도
내 사랑의 무게는 너무 가벼운듯 하다

내 사랑의 무게가 깊고 무거워서
어머니께도 내 딸에게도
주어도 주어도 모자랐으면 좋겠다

상긋한 산나물 한접시 무쳐 놓고
어머니와 정겹게 밥이 먹고 싶어지는
봄날이다

지난 주말에
전라남도 고흥군 점암면에 있는
팔영산으로 등반을 갔다

팔영산의 본디 이름은 팔전산이였는데
중국 위왕의 세숫물에 여덟개의 봉우리가 비쳐
그 산세를 중국에 까지 떨쳤다는 전설이 전해지면서
팔영산이라 불렀다 한다

아름다운 그림자
내 노년의 삶의 그림자도
누군가의 세숫물에 비칠 정도로 아름다웠으면
본디 이름 버리고 새로운 이름하나 얻고 싶다

팔영산은 산세가 험하고
기암괴석이 많았다

유영봉을 비롯하여 마지막 적취봉 까지
여덟개의 암봉을 오를 때 마다
감탄사를 유발했고 더 오르고 싶은 산이였다

날씨가 좋아 저 멀리 다도해를 조망하면서
멀리서 보는 잔잔한 바다풍경이
한폭의 고요한 그림 같았다

점심을 먹고
주변에 아직은 어린 쑥이 있기에 조금 뜯었다
시간이 없어 아쉬운 마음을 접고서
능가사로 향한다

1천 5백 여 년 전에 세워진 능가사는
처음에는 보현사라 했다가
인도의 명산을 능가한다 하여
능가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한다

임도변에 그곳 원주민 할머니들이
산나물과 약간의 곡물들을 펼쳐 놓고
좀 사가요 하신다

나무 껍질 같은
할머니들의 손등을 바라보니
한줄기 슬픔이 목울대를 타고 오른다

늙음이란 사람의 육신을 온통 주름지게 하고
꺼칠 꺼칠하게 하는건가
도시인과 시골의 늙음은 다른가

쥐눈이 약콩을 깍지도 않고
만원을 주고 사는데
쑥도 좀 사란다

쑥 뭉치를 보니
어머니 생각이 난다

뜯은 쑥 때문에
할머니의 쑥은 사주지 못하여
미안한 마음이 든다

서울로 출발 할
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발 걸음이 빨라진다

능가사 절집 앞 마당에 들어서니
동백꽃과 매화는
절반 이상이 지고 있었다

고즈넉한 절집이
눈물겹다

시간 관계로 오래 머물지 못하고
능가사를 나오는 발걸음이 외롭다

어제 저녁 내가 뜯은 쑥으로
쑥국을 끓였다

집안 가득 봄 내음이 진동을 한다

상긋한 쑥내음이
입안 가득 봄의 행복을 전한다

이 행복을
어머니와 나눌 수 있다면 좋으련만...

멀리 있다는 핑게로 자주 찾아 뵙지 못하여
전화라도 자주 해야 하는데

이제 귀 까지 어두워
송수화기 타고 흐르는 말의
 내용을 잘 알아 듣지를 못해
동문서답을 하신다

어머니와
쑥국을 함께 먹고 싶다

그리운 어린시절의
봄날이 손짓을 한다
어머니께 가자고 ...

봄 바람이 분다
내 마음은 봄그네를 타고
고향 울산으로  하늘 높이 날아  오른다

엄마 !
마음으로  날아  왔어요
쑥국 맛 좀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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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인숙님의 댓글

최인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에 우리나라 외에 쑥 먹는 나라 있을까?
다른 풀이 아무리 많다해도 특히 쑥을 좋아 하는 우리나라
단맛보다 쌉쌀한 맛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안에는 깊은 이유가 있을것 같다

박효찬님의 댓글

박효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인숙시인님 우리나라말고도 쑥 먹는 나라가 있어요
그리고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곰이 쑥 한다발에 마늘 20다발 먹어서 인간이 된 유래에서 있는 걸 아닐까하고 생각해봅니다

김순애 시인님
쑥에 대한 아니 봄이 왔음을 알려준 광대한 시에 감사드립니다.

방정민님의 댓글

방정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진이 아늑하기도 하고 아득하기도 하네요...
이 사진처럼 시인님 시도 고향, 어머니의 향과 맛이 묻어납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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