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노무현
 
바보는  전날 밤
부엉이 슬픈 울음 듣고서
생사 일여(生死一如)에
해탈(解脫) 꿈 꾸셨군요.

흉중(胸中)은
한 낮 바람이고
순간 진리의
꿈은 구름이어야 했는데

하늘의 꽃을
스스로 꺾어버려
청청 하늘에 무더기 비를 내렸으니
5월에 칼바람 맞은 한 많은 살이여

바보가 그린
바보들의 세상은
박이 주렁주렁 열리고 시루떡 나눠먹는
작은 고추들의 세상 일진데

먼 훗날
먹구름 모두 내리고
솔바람 향긋이 불어올 때
바보 구름 하나 흐르는 것 똑바로 봐야지
 
거덜은 두렵지 않으나
밀짚모자와 호미를 빼앗아간 일은
백정들이 한 명백한 일로
후 맑은 날 하늘의 칼을 받아야 하나니

노랗게 물든 하늘아래 세상
하얀 국화 한 송이 입에 물고 물고
바다가 호곡(呼哭)하는 이 작은 소리들은
바보 바보 바보

2009.5.31  ---松庵  이  두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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