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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 더 많은 사고를 치시고 사건을 만드실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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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순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240회 작성일 2009-06-27 21:15

본문

우리 엄마 연세가 83세시다
친정집에서는 엄마 때문에 웃을 일이 자주 생긴다
여고 다니는 조카애가 애완용으로 키우는 '햄스터' 를 조카가 학교 간 사이
집안에 뽈 뽈 거리면서 햄스터가 기 다니니까
요놈의 희안한 쥐새끼, 들어 올 구멍도 없는데 어디로 들어왔지 하면서 파리채를 가지고
집안 구석 구석 엄마가 무서워서 피해 도망 다니는 햄스터를 기어히 잡아서 죽였다는 것 아닌가
학교 갔다와서 햄스터 죽은것을 본 조카는 울고 불고 야단이였는데 온 집안 식구들은
5살 배기 어린 조카까지 배를 잡고 딩굴면서 웃었다
우리 엄마 왈, 무슨 그런 쥐새끼가 있노? 잡아 죽인다고 애 먹었다..

여고 다니는 조카애가 다이어트 한답시고 야콘을 사다 제방에 몰래 놓고 먹은 모양인데
학교 간 사이 방 청소 해 주러 들어 갔다가 우리 엄마 그것이 고구마인줄 알고 삶았겠다
작년 엄마 생신 때 갔더니 큰 딸에게 희안한 고구마 보인다고
' 이것 좀 봐라 , 무씬놈의 고구마가 아무 맛도 없고 딱 딱 하고 이렇노?
내다 버릴려고 봉지에 담아 놨다 " 하신다
보니까 글 쎄 야콘을 삶아 놓으신것이였다
"엄마, 이거 야콘인데 미리( 조카이름 )가 다이어트 한다고 먹는거 아이갸 " 했더니
안그래도 가시나가 비싼것을 할머니가 못먹게 삶아 놨다고 야단이더라.
우리 엄마 왈 "야콘이라는 고구마가 있나 "
우리 엄마 때문에 또 집안이 발칵 뒤집히고 웃고 야단이 났다

작년 겨울에 거금 5,600,000원을 들여 엄마 이빨을 대대적으로 수리를 해드렸다
때우고 덮어씌우고 부분 틀니 까지 동생들이랑 돈을 각출하여 해드렸다
그랬는데 일년만인 지난 1월에 틀니를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분명히 틀니 담아 놓는 그릇에 담아서 물에 채워 싱크대 옆에 놓았는데 자고 나니 이빨 그릇이 없어 졌다고
귀신이 곡을 할 노릇이라고 속상해 하셨다

한달 두달 집안 구석 구석을 다 뒤지고 찾아도 없고 음식도 제대로 못 씹고 속 상해 하시기에 그냥 새로 하자고 했더니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잃어버린것도 아깝고 속 상하고 또 돈드려 할 마음도 안 생긴다고 나중에 마음이 좀 가라 앉으면
하겠다고 하시었다
그런데 한달전 쯤에 전화가 왔다
" 내 틀니 찾았다"
"네에 , 어디서요 "
"밭에서"
"밭 ?"

친정 집앞에 동사무소가 있는데 주차장 하기도 사람이 다니기도 어중간한 공터가 있어
엄마가 그기다가 몇년 전 부터 텃밭을 일구신 모양이였다
상추, 쑥갓, 고구마, 배추, 옥수수 등 조금씩 골고루 가꾸는 재미가 엄마의 낙이였다
음식물 쓰레기를 땅에다가 파고 묻어 완전히 썩으면 거름을 만들어 밭에 뿌리신 모양이다
싱크대 옆에 놓아 둔 틀니도 그만 음식물 쓰레기에 딸려 들어가서는 땅속에서 몇달 동안 묻혀 있었던것이다

거름을 밭에 뿌리려고 음식물 묻은 땅을 파니 그기서 글쎄 틀니가 나오더라는 것이다
치과에 가지고 가서 특수 세척을 하고 잃어버린 틀니를 끼고는 찾았다고 좋아서 전화를 하시는 어머니
처음에는 너무도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웃었지만, 생각해 보니 나두 깜빡 깜빡 하는데 팔순이 넘은 우리 엄마야 오죽하시랴
그러나 틀니를 찾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몇천년 후에 유물로 발견될뻔 했던 틀니였다면서 온 식구들이 웃고 난리가 났다

팔순 때는 잔치보다는 꼭 일본 동경이 구경 하고 싶다고 하시기에 3박 4일 일정으로 모시고 갔더니
65년 전에 배운 일본어를 그동안 사용도 아니 하셨는데 어찌 그리 유창하게 하시는지
일본 여행 하면서 엄마 덕분에 통역 없이 일본 구경을 잘 했다는것 아닌가
그런데 일본 여자들이 입고 있는 기모노 뒤에 찬것을 느닷없이 가서는 만져보고 그안에 뭐 들었느냐고
그렇게 찬것이 뭐냐고 일본말로 유창하게 물어시는게 아닌가?
일본의 왕궁에 가서도 일본 경비아저씨랑 일본어로 온갖 이야기를 주고 받기에 나와 내 딸은 그만 혀를 내 두르고 말았다

도꾸가와 이에야스가 살았다는 오사까 성에도 가보고 싶어 하셨지만 동경서 오사까는 너무 멀어서 못갔다
팔순에 일본 여행을 하셨고 불과 삼년이 지났건만 그 삼년 사이 많이 늙어 버리고 기력도 없으신 엄마시기에
이제는 해외 여행이 무리 일것 같아 모시고 가지 못함이 안타까울 뿐이다.

엄마는 어서 아버지 곁으로 가시고 싶다고 하시면서도 막상 몸이 아프면 좀 더 큰 병원에 가보까?
하시면서 약이랑 잘 챙겨 드시는 걸 보면 빨리 죽고 싶다는 말씀은 거짓이다
삼대 거짓말이 노인네들이 빨리 죽고 싶다는것, 노처녀가 시집 가기 싫다는것 , 장사가 남는것 없다는것, 이라더니
우리 엄마도 이제 살만큼 살았으니 죽고 싶다고 하시지만 새빨간 거짓말일테지

이런 저런 사건을 만드시고 사고를 치시더래도 자식된 우리들이야 우리 엄마가 백수는 바랄 수 없어도
구순 까지라도 살아 주시기를 바라고 바랄 뿐이다
유모차에 태워서라도 밀고 다니면서 오사까 성에 가서 도꾸가와 이에야스의 그림자를 보게 해 드리고도 싶다.
그 시대에 일제하에서 일본어를 배워 한국의 역사 보다는 일본 역사을 더 많이 아시는 어머니를 어찌 탓하랴
그래도 해방이 되고 한글을 배우시고 왕비열전이랑 토지, 역사책, 소설 등을 읽으시고 서울 오시어 고궁이랑 여러 유적지를
돌아보시고 내 나라 역사를 공부하신내 어머니가 남들이야 뭐라던 나는 어머니가 존경스러울 뿐이다
그런데 그 어머니께서 요즘 토옹 밥맛이 없으시고 기운이 없으시고 정말 죽고만 싶다고 하시니 노인네의 우울증일까?

오늘도 전화를 드렸더니 큰 올케가 받아서는 제발 어머니  밥 좀 드시라 하라고 말 좀 해 달란다
노인네가 입맛을 잃어버리면  어찌 되는 것일까?
멀리 있다는 이유로 자주 찾아 뵙지도 못하고 전화로만 하니 걱정스런 마음에
효도보다는 불효를 많이 한듯 하여 가슴깊이 회한이 사무쳐온다.
올 여름 하기 휴가는 어머니를 모시고 동해안을 일주 할 계획인데 제발 그안에 기운을 차리시면 좋으련만...


***  사진은  어머니 팔순 때 일본서 찍은 거에요 ****





추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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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강희영님의 댓글

강희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가 무척 정정하시네요. 입맛이 없는 것은 딸이 보고 싶어서 일 수 도 있지요. 우리 모친은 76세 이신데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하시어 입맛이 없다고 하시지만 모시고 나가면 저보다 잘 잡수셔요. 옆에 사셔서 ...
오래 오래 정정하시길...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님과 딸의 모습
아름답고 재미있는 글
세상 떠난 나의 어머니
생각도 해 보며 즐겁게
감상하고 공감하였습니다
반갑습니다 김순애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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