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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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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순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1,764회 작성일 2009-12-02 14:20

본문

나 어릴 적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부모님께서는 겨울나기 준비를 하셨습니다
나무 때던 시절에는
마당 한켠에  장작더미 잔뜩 쌓아 놓고
김장 해 놓으시고
쌀가마 들여놓으시고
그렇게 그렇게 겨울 준비를 하셨습니다

연탄 때던 시절에는
광 가득 연탄 쌓여 있는걸 보면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시골 외가에 가면
겨울날 사랑방에 군불 지피고
가마니도 짜고
새끼도 꼬고
길고 흰 엿을 툭 뿌려 뜨려 훅 하고 불어
구멍이 가장 크게 나는 사람이 이기는 엿치기 하는
어른들의 겨울 놀이도 보았습니다

내 남동생들은
얼음 언 논바닥에서 스케이트도 타고
팽이치기도 하고
양지바른 곳에서
연도 날리고 구슬치기도 하고 딱지 놀이도 하고
야산에서 토끼 몰이를 하여 산토끼도 잡아 오곤 했지요

지금은
아득한 추억으로 그리움이 하늘가를  맴돕니다

며칠 전 김장을 하였습니다
김장이라기 보다는 그냥 김치를 담구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것 같습니다

양이 작은 김치라 맛나게 해볼려고
가락시장에 가서 배추랑 알타리랑 무랑
황토흙이 묻은 좋은 것을 골랐습니다

깐 쪽파가 좀 비샀지만  할머니가 손톱밑에 흙이 잔뜩 묻어 아프도록 깟다고 하시기에
좀 비싸도 할머니를 생각하여 깐것을 사고 갓도 샀지만 미나리는 넣지 않기로 했습니다
미나리는 언양 미나리가 정말 맛이 있는데
70년대 산에 다닐 때 언양에서 미나리 한단 사서는  산행 후 된장에 찍어 먹어면
정말 상큼한 맛이 일품이였는데 요즘 미나리는  향도 없고 미나리 같지가 않아서
나는 미나리를 잘 사지  않습니다

알타리는 한단을 샀는데
알타리 장수가 웃으면서  소꼽장난 하느냐고 하셨습니다
소꼽장난이라,
옛날 옛날 겨울나기에  비하면 요즘 겨울나기 준비는
정말 소꼽 장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절임배추를 주문하여
양념만 버무리는 쉬운 김장담그기도 있나봅니다
절임배추를 주문할까 몇번이나  망설이다가
몇포기 되지도 않는데  직접 절이기로 했습니다
요즘 어깨가 아파서 병원을 다니니까
딸 아이가  김장 담그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엄마 아프니 도와주겠다고 하네요
나는 시집가기전에 한번도 김장을 해 본적이 없었는데
직장 다니느라 바쁜데도 엄마를 도와 주고 김장 담그는 법을 배워 보겠다니
내 딸이 기특합니다

배추는 황토밭에서  90일 동안 잘 자란 것을 사야하고
무 같은것도 황토흙이 묻은것을 사야지 흰모래 흙이나 검은 흙이 묻은것은
맛이 없어니 사서는 안되고 새우젓은 육젓을 사야한다고 가르칩니다

무남독녀
내 딸 시집가는 날이 언제 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날이 되면
눈물을 많이 흘릴것 같습니다


다시마 물을 끓여 식혀 놓고 배즙도 내 놓고  찹쌀 풀을 끓여 놓았습니다
마늘이랑 생강은 분쇄기에 갈지 않고 조그만  절구통에 찧었습니다
생새우랑 목포산 육젓 새우도 도마에 칼로 잘게 다졌습니다
딸 아이의 여리고 하얀 손이 절구통을 콩콩 찧고 도마위에 칼다짐 하는것을 보니
기특하면서도  마음이 에이워옵니다 

친정 머머니께서 직접 담군것이라면서 주신 멸치 액젓이 있는데
조금 따라 보니 짙은 커피색 같은게  아주 짰습니다
경상도 사람들은 대부분 멸치젓을 사용하는데 나도 경상도 출신이지만
시댁에서 사용하는 새우젓에  물들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새우젓이
시원하고 빛깔도 선명하여 좋더라구요
엄마의 정성을 생각하여 아주 조금  멸치젓을 넣었습니다
까니리 액젓도 아주 조금 넣었습니다

온갖 양념을 버무려 김치를 해 놓고는
잘 삶은 돼지고기 수육에 김치를  얹어  저녁을 먹습니다
알맞게 간이 베인 배추가 아삭하고 구수한 고기맛이 일품입니다
얼마 안되는 김치였지만 그래도 김치를 하고 나니 마음이 부자입니다

겨울답게 날씨가 춥고 눈이 펑펑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김장을 했기에 이런 여유로운 생각이 드나봅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겨울맛이 영 없습니다
김치냉장고 때문에  김치도 일년에 한번 담습니다
스위치만  누르면 보일러가 들어와  집안이 따스합니다

어른이나 아이나
컴퓨터랑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어릴 적 겨울 풍경들이 아쉽고 그리운 추억으로 웃고 있습니다
그 웃음 사라지기 전에
겨울 맛이 물씬 풍기는 곳으로  떠나보고  싶어집니다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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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재철님의 댓글

정재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엣날 뒷산에서 고구마 구워 먹다 산불을 낸 기억이 생각나네요.
글을 읽다 문득 마음들이 산불처럼 어린시절로 산불처럼 번지네요.
어느 작은 산사 아래 민박집 하나 잡아 눈이 많이 오는날 배깔고 누워
고구마에 동동주에 동치미에 더덕에 맘껏 먹고 하루종일 눈만 구경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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