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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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현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431회 작성일 2009-12-16 15:10본문
되창문
滸山/ 김현길
되창문에 붙은
작은 유리창
천진한 눈망울들이
번갈아 망을 본다
방안에는 어른들이
싫어하는 일이 벌어지고
장난끼가 발동한 강아지들은
아랫방 마루를 흙발로 달음박질이다
우리를 탈출한 닭들은
장독대 옆 화단을 우선 점령하고
붉은 볏을 세운 장닭은
시도 때도 없이 기상나팔을 분다
도가지 속 찌걱술
손가락 달게 빤 막내는
끝내 방바닥에 잠이 들었다
저녁 어스름,
흰 수건 쓴 어머니
밭에서 돌아오시고
그 수건 벗자마자
축담에 호미를 내팽개친다
꼬리치는 어미 개 젖꼭지를
잽싸게 무는 강아지들
닭들은 뒤뚱거리며
뒤집대로 도망을 쳤고
우리들은 아무 짓도 안한 것처럼
되창문을 열었다
억지웃음, 쳐다보는 얼굴,
다 불그래한 노을빛이다.
滸山/ 김현길
되창문에 붙은
작은 유리창
천진한 눈망울들이
번갈아 망을 본다
방안에는 어른들이
싫어하는 일이 벌어지고
장난끼가 발동한 강아지들은
아랫방 마루를 흙발로 달음박질이다
우리를 탈출한 닭들은
장독대 옆 화단을 우선 점령하고
붉은 볏을 세운 장닭은
시도 때도 없이 기상나팔을 분다
도가지 속 찌걱술
손가락 달게 빤 막내는
끝내 방바닥에 잠이 들었다
저녁 어스름,
흰 수건 쓴 어머니
밭에서 돌아오시고
그 수건 벗자마자
축담에 호미를 내팽개친다
꼬리치는 어미 개 젖꼭지를
잽싸게 무는 강아지들
닭들은 뒤뚱거리며
뒤집대로 도망을 쳤고
우리들은 아무 짓도 안한 것처럼
되창문을 열었다
억지웃음, 쳐다보는 얼굴,
다 불그래한 노을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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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운 시골풍경 < 대창문 >
잘 감상하였습니다.
박기준님의 댓글
박기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린시절 어머니께 맞으면서도 이불 뒤집어 쓰고 웃던 철없던 시절
가난을 이겨 내시려 고생하시던 어머님들의 모습은 아직 가슴에 남아 있는데
세월은 흘러 어느덧 황혼 끝자락에서 대창문의 시심 깊은 곳에 따스한 어머니의 사랑을 느껴 봅니다.
오랜 세월이 흘러야 깨닫게 되는 부모의 사랑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불효의 속내의가 부끄러움을 감출길이 없네요.
감사히 시상에 머물다 물러 갑니다. 건안하시기를...